1줄 서평 - 사랑의 시작과 끝을 파해치다.
1인칭 화자가 클로이라는 여자와 누구나 할법한 뻔해 보이는 연애 이야기에서 여러 의미를 일깨워준다. 이야기는 화자가 클로이와 사랑에 빠지며 시작한다.
내가 느끼는 바로는 사랑이 시작함에 있어 자신은 사랑받을 자격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상대방은 완벽한 사람일 것이라고 이상화하지 않으며 사랑의 큰 결점은 비록 잠시라는 점이다. 연애를 함에 있어서는 화자가 클로이가 갔던 중국음식점의 회전하는 테이블에 놓인 음식처럼 사랑의 감정은 매 순간 변할 수 있으며 행복 또한 멀리서 찾을 필요 없이 매 순간 스쳐지나 간다는 점이다. 행복에 관한 화자와 클로이의 이야기를 들자면 스페인 발렌시아 뒤편 산속의 아리시데 알푸엔데에서 클로이가 겪은 안헤도니아 병이다. 현지인들은 이병을 행복병이라 하며 증상은 고산병과 비슷하지만 원인은 눈앞에 펼쳐진 이상적 세계에 놀라 몸이 거부반응을 일으켜 생기는 병이라는 것이다. 얼마나 사람들이 행복을 기억이나 기대 속에서 찾고 있으며 현실의 큰 행복을 받아들이기조차 힘들어하는가를 보여준다. 필자는 연애를 함에 있어서도 행복을 느낄 수 있을 텐데 알지 못 했던 건 아닐까라는 의문을 던진다.
권태에 관해서는 양쪽이 마음이 다를 때 좋아하는 쪽에서 할 수 있으는 감정의 강요를 테러에 비유하였고 테러에 반응을 하든 하지 않든 종말로 끝이 났다.
헤어진 후는 사랑하는 사람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선악으로 나누고 삶의 종말과 비교하였으며, 시간이 흐름에 따라 물리적 세계는 내 영혼에 반응하지 않으며 관계없이 움직이는 독립적인 실체라는 것을 받아들이고 차츰 그녀를 잊어간다. 책 끝부분이 되어서는 그녀의 부재보다도 그녀의 부재에 무관심해지는 것과 한때 그렇게 귀중하게 여겼던 것에 죽음, 상실, 그것에 대한 망각의 배신을 일깨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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