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혼자 일본 도야마 자유 여행 둘째 날
도야마에서 가까운 큰 도시 가나자와에 들러보려 했다. 마침 게스트 하우스에서 친해진 형도 기차를 탄다고 하여 아침 일찍 기차역으로 출발했다. 목표는 일본 3대 정원이라는 겐로쿠엔과 21세기 미술관이였다.
살면서 일본 기차 처음 타본다. 도야마 역이 타는 곳도 여러 군데라 복잡하고 일본어를 모르니 표하나 사는 것도 어려웠다. 손짓 발짓으로 표를 구매하고 작은 쪽지에 열차 이름도 한자로 써주셨다. 가나자와로 출발!
역에 도착하니 웅장한 구조물의 모습에 놀랐고 거대한 문을 지나 역 앞 시계 분수를 만났을 땐 시계 분수의 웰컴이라는 인사가 작고 귀여웠다. 도시 전체가 정갈하게 정리된 느낌이 들었다. 걷다보니 가게 마다 작은 정원과 화분이 많았다.
맛집일 것 같은 오래된 라멘집에 들어갔다. 노부부가 운영하시는 식당이었고 라멘이 무척 맛있었다. 밥까지 말아먹고 잠시 쉬며 벽에 붙어 있는 사진들을 구경했다. 그 중 아이들이 용접모를 얼굴에 쓰고 있는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 거리를 나와 겐로쿠엔 방향으로 계속 걸었다.
걷다가 나중에 다시 오게 된다면 천천히 구경해보고 싶은 거리가 있어 사진에 남겼다. 검색해 보니 요코야스에초 거리라고 한다. 지나가다 가나자와에 방문하면 꼭 와봐야 한다는 전통시장인 오미초 시장 앞을 지나갔다. 현지인들 평가는 전통시장으로써 매력은 사라지고 관광객을 위한 시장으로 변해간다는 이야기가 많아 방문은 하지 않았다.
겐로쿠엔으로 가는 길에 카메라 셔터 음 소리에 이끌려 길 옆에 신사에 잠시 들렀다. 사진 찍으시는 분들이 많았다. DSLR로 찍으시는 분들 옆에서 핸드폰 카메라로 구도 정도만 비슷하게 찍어보았다. 이런 느낌을 담고 싶으셨나 보다. 하나 둘 사람들이 몰려 자리를 벗어났다.
겐로쿠엔 가는 길부터 벚꽃 나무들이 반겨준다. 이 길을 따라 가자나와 성 공원을 가로질러 가야 한다. 가나자와 성 공원에 입장했다. 입구를 지나니 뻥 뚫린 공간이 나왔다. 개방감으로 자유로운 느낌이 들었다. 넓은 공원 중앙에 홀로 축 처져있는 나무가 눈에 들어왔다.
나무들 사이로 전통 건물들이 어우러져 있다. 무수히 떨어진 벚꽃잎이 바닥과 물 위에 불규칙하고 넓은 무늬를 만들었다. 잎이 바람에 하나씩 떨어지는 모습과 물 위에 정처 없이 떠다니다 무리를 지어 뭉치는 모습이 이유 없이 편안한 느낌을 주었다. 그래서 동영상으로 남겨놨나 보다. 가나자와 성 공원을 가로질러 지나면 겐로쿠엔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일본의 3대 정원이라고 하니 관광객도 많고 지금까지 느껴왔던 자유롭고 편안한 느낌을 받을 수 없었다. 바닥에 펼쳐진 벚꽃잎이 만든 무늬들이 많은 사람 때문에 어지러운 기분을 조금이나마 위로해 주었다. 군데군데 개울이 흐르고 물고기들이 살고 있는 호수로 이어져 있었다. 꽤 넓은 크기였고 길도 여러 방향이었지만 중간중간 안내판의 도움으로 원활히 구경할 수 있었다.
호수 중앙에서 차를 마시는 공간인 것 같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체험해 보고 올 걸이라고 후회하고 있다. (당시에는 많이 걸어서 힘들었나 보다)
물길을 만들어 인공폭포도 만들어 놨다. 소리가 엄청 나다. 사람이 가까이 와도 무관심한 까마귀가 집 지을 나뭇가지를 물고 나무 위로 날아갔다. 수로로 잎이 하나씩 빠져나가는 느낌이 좋았다. 구경을 마치고 21세기 미술관으로 이동하였다.
겐로쿠엔에서 나와 가까운 곳에 있는 21세기 미술관으로 이동했다. 미술관으로 가는 길 공터에서 프리마켓이 열렸다. 수공예품이 많았던 걸로 기억한다. 살만한 건 없었다.
21세기 미술관에 도착했고 유명한 전시 작품인 수영장을 직접 보았다. 비가 조금씩 내리길래 밑에서 보고 싶어 미술관 입장료를 결제했다. (안에서 위를 보려면 입장해야 한다. 바깥에서 보는 건 무료) 비가 오는 소리를 좋아하고 물 위에 떨어지는 빗방울을 좋아해서 기분 좋은 체험이었다.